中 “또 연평도 같은 사건 터지면 못 돕는다” 北 압박

中 “또 연평도 같은 사건 터지면 못 돕는다” 北 압박
中국방부장 北에 이례적 경고성 발언은 왜3000㎞ 달려간 김정일, 장쩌민 前주석 못 만난 듯… 中지도부 작심하고 ‘뼈있는 말’北, 30년만에 정치국회의 공개… 주민들에게 訪中 성과 과시… 이르면 오늘 황금평 착공식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5일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어떠한 모험도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안보부서 당국자는 6일 “중국 국방부장이 국제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대북(對北)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김정일의 방중(訪中)이 끝나자마자 “남측과 상종하지 않을 것”(5월 30일)→ 남북 비밀접촉 공개(6월 1일)→ “전면적 군사보복”(6월 3일) 발언을 통해 대남 협박 강도를 높였다. 외교 당국자는 “최근 북한과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이례적 행동의 출발점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의 김정일 방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이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AP 뉴시스◆”김정일, 장쩌민 못 만난 듯”정부 당국자는 “김정일이 지난달 22~23일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고향인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를 방문했으나 그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우리측에 브리핑한 김정일 면담 대상에 장 전 주석은 없었다고 한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도 “김정일이 양저우를 방문한 후 열린 환영 만찬에 왕옌원(王燕文) 양저우시 당서기 등만 참석했을 뿐 장 전 주석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복수의 증언이 있다”며 “김정일이 장 전 주석을 만나 후계 세습 등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려 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일이 장 전 주석으로부터 후계 체제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얻기 위해 29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3000㎞를 남하(南下)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다.◆중 지도부, 작심하고 ‘뼈 있는 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김정일을 만났을 때 남북관계와 경제 협력 등에 대해 작심하고 ‘뼈 있는 말’을 쏟아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 총리는 황금평·나선시 개발 등 ‘통 큰’ 투자를 요청한 김정일에게 “경협은 업무 시스템에 따라 추진하고, 지방 정부와 기업의 적극성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북·중 경협을 김정일이 가장 싫어하는 방식인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진행하자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같은 날 오후 김정일을 만난 후 주석도 남북관계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해 장애요소를 제거하고, 상호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융통성 발휘’와 ‘장애요소 제거’라는 두 부분이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일은 “우리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일관되게 성의를 보여왔다”고 답했다. 후 주석의 충고에 ‘우리도 할 만큼 했다’고 되받는 모양새다.◆중국은 왜?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측이 외교 실무라인을 통해 ‘또다시 연평도 사건 같은 도발을 해서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은 북한을 도울 수 없다’는 말까지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방중 때 김이 원하는 선물을 주지 않는 것도 말로만 설득해온 과거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자 북을 직접 압박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지금 북한의 협박은 남한을 때려 한반도 불안정을 원치 않는 중국과 미국의 양보를 얻으려는 전술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북, 주민들에겐’북중 관계’과시 중국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김정일 방중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는 양국관계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날 북한은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북중 친선 강화를 위해 황금평·위화도 개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돌연 취소됐던 황금평 개발 착공식이 이르면 7일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에선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에선 천더밍(陣德銘) 상무부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노동당은 이날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북중 관계를 대(代)를 이어 강화하기로 결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정치국 확대회의 보도는 1981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