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내쫓긴 오룡호 유가족, 무관심 속 길거리 쪽

거리로 내쫓긴 오룡호 유가족, 무관심 속 길거리 쪽잠“사조산업 협상 재개 의지 안 보여.. 유가족 요구에 묵묵부답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 사조산업 본사에서 쫓겨난 오룡호 유가족들이 주말동안 찜질방 등을 전전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고발뉴스에 띠르면 서울 상경 30일째인 2일 오전 오룡호 유가족들은 사조산업 건물 밖에서 다시 농성에 돌입했다. 소홀한 구조작업에 대한 사과와 실종자 수습 재개 등 유가족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 지난달 30일 길거리로 쫓겨난 오룡호 실종자 유가족들이 거리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 ©오룡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오룡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

오룡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사조산업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유가족들이 서울시내 행진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직원들을 동원해 본사 출입구를 막고 서텨를 내렸다.

 

사조산업의 갑작스런 출입구 봉쇄에 유가족들은 소지품도 챙기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내쫓겼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사조산업 본사 옆 거리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유가족이 노숙 농성에 들어간 사이 본사 3층에는 유가족 여성 1명이 가족 대책위가 머물었던 사무실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오후 9시 유가족들이 사조산업 측에 연락해 본사에 개인 소지품이 있다고 하자 사조산업은 유가족의 소지품을 담은 상자를 모두 건물 밖으로 옮겼다. 대책위 사무실을 지키던 유가족 여성도 거리로 나왔다.

 

유가족들은 다음날인 1일 오후 조계사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내부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결국 이들은 주말 내내 찜질방을 전전하며 숙식을 해결했다.

 

오룡호 가족대책위 고장운 위원장은 ‘go발뉴스’와 통화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해볼 예정이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준비로 국회의원들도 크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다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조사업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오세범 변호사는 “사전 통보 없이 유가족들을 거리로 내쫓은 걸 봐서 사조산업이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현재 오룡호 유가족의 변호를 맡고 있다.

  ▲ ©오룡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

 

오 변호사는 “오룡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사조사업은 현재 유가족들의 요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보상금까지 줬으니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사조산업은 지난 5일 “협상팀을 꾸려 수차례 유가족과 협의를 진행했고, 평균 3억2000만원의 보상금(선장의 경우 보상금 5억8000만원)을 제시했다”며 “사측의 노력과 달리 유가족은 회사가 보상금으로 3500만원을 지급한다는 등 사실과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조산업이 제시한 보상금은 법적으로 지급되어야 할 퇴직금 및 어획량에 대한 정산금과 선원공제회 보험금”이라며 “사측이 보험금을 배상금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조산업이 유가족에게 제시한 보상금 내역에 따르면 숨진 오룡호 선원 이모씨의 가족은 총 2억6200만원의 배상금을 받는다. 이중 선원공제회에서 법적으로 지급할 보험금(유족보상금+장제비+유실보상)은 2억1000만원. 퇴직금 및 어획량에 대한 정산금은 2000만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사조산업이 사실상 이씨 유가족에게 3000만원 정도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오 변호사는 “사람이 사고로 죽었는데 배상금 3000만원 받고 떠나라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며 “사조산업은 협상이 아닌 일방적인 통보로 유족들을 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워낙 큰 사건을 겪은지라 상대적으로 오룡호 사건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안타깝다. 사조산업이란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유가족들은 더욱 여론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