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규 전 중진공 부이사장, 최경환 ‘특혜채용 직접개

김범규 전 중진공 부이사장, 최경환 ‘특혜채용 직접개입’ 폭로
감사원, 2명이 ‘최경환 부당 합격 개입’ 진술했는데도 숨겨

경제부총리 최경환이 지난 2013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신입사원 채용 때 자신의 인턴출신 황모씨가 부당하게 합격한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김범규 전 중진공 부이사장은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박철규 공단 이사장이 최 부총리를 만나고 온 뒤, 점수 조작을 해도 합격이 불가능했던 황씨를 무조건 최종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그는<한겨레> 인터뷰에서 "최경환 인턴 왜 합격시키는지 인사담당자에 물었더니 최경환이 대통령직인수위 있을 때 우리 쪽에 도움 줬다더라. 7월31일 최종 면접 본 뒤 내가 최경환 보좌관에 전화해서 도저히 안되겠다는 말에 이사장이 직접 와 보고해라"했다고 말했다.

김범규 중진공 전 부이사장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특혜 채용’ 외압 사실을 폭로한 김범규(사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은 “손바닥으로 진실을 가릴 순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운영실장이 “최 부총리가 ‘내가 결혼까지 시킨 아이니까 그냥 (취직)시켜줘라’고 했다고 전했다”면서 “그래서 박 이사장이 지원실장에게 뽑아주라고 지시내렸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결재했다. 인사는 이사장 고유 권한이니 내가 뭐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아무리 실세 부총리라고 해도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발전한 건 용기 있는 행동 때문 아니겠나”면서 최 부총리가 당시 의혹을 부인하는 것을 보고 반대 증언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이들이 좋은 사회에서 살게 하려면 어른들이 누군가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다만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감사원, 2명이 ‘최경환 부당 합격 개입’ 진술했는데도 숨겨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감사원 감사 보고서 문답서’를 열람한 결과, 최 부총리의 청탁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더 중요한 진술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 감사원이 ‘실세’인 최 부총리를 의식해 조사 결과를 왜곡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사람의 진술만 가지고는 (청탁한 이를 특정)할 수 없다”고 한 황찬현 감사원장의 발언은 신빙성을 의심받게 됐다

더욱이 감사원에서 최 부총리의 청탁 사실을 밝힌 권아무개 운영지원실장은 2013년 8월1일 최경환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나고 돌아온 박 전 이사장으로부터 최 부총리와 나눈 이야기를 직접 들은 인물이다. 또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보직을 맡아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최 부총리는 박 전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인턴 출신인 황아무개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해달라고 말하면서 ‘내가 장가까지 보낸 아이’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증언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이 사실을 박 전 이사장과 최 부총리와의 면담 이튿날인 8월2일, 권 실장으로부터 전해들었다. 박 전 이사장으로부터 면담 내용을 직접 들은 당사자인 권 실장이 감사 과정에서 한 진술과 비슷한 내용이다.

감사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박 전 이사장은 감사를 받으며 “최 부총리를 만났으나 도저히 황씨가 부적격이라는 말을 할 수 없었고, 최 의원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중진공에 돌아와선 자신의 판단으로 황씨를 채용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감사원은 박 전 이사장이 최 부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권 실장과 한자리에서 들은 박아무개 인사팀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봐주기 부실감사라는 논란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박 팀장에게 관련 사실을 아예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감사 자료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만약 감사원이 권 실장과 동석했던 박 팀장에게도 이를 물었다면, “청탁이 없었다”는 박 전 이사장의 말을 뒤집는 결정적 증거를 더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