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7천원, 어떻게 가능했을까

 [멀리서 보는 대한민국2] 오바마의 최저임금 15달러
15.07.31 15:02l최종 업데이트 15.07.31 16:06l [기사 수정 : 31일 오후 4시 6분]

지난 22일(현지 시간) 뉴욕주 패스트 푸드 종사자들의 최저임금이 15달러(약 1만7천 원)로 확정되면서 미국에서 최저 임금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종전까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공화당과 보수 세력에서도 국내 소비 진작과 중산층 살리기 전략이라는 점에서 큰 틀의 동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에서 이미 제안한 15달러가 힘을 얻고 있는 추세이다. 이미 상당수의 미국내 기업에서도 15달러를 최저임금의 상한선으로 인식하고, 단계적인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지난 5년간 미국(동부)에 거주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지켜봤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뉴저지주 최저임금은 7달러50센트였으며 뉴욕 역시 이와 유사한 최저임금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15달러 정책은 급진적인 정책으로 평가 되고 있다. 왜 오바마 대통령은 15달러를 주장했던 것일까?

미국은 지난 5년간 크게 두 가지 변화를 겪었다. 하나는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의료보험개혁이고 다른 하나는 초저금리 정책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미국 경기 하강은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강력한 중산층 전략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주택시장과 소비를 떠받치고 있던 중산층의 붕괴는 단시간에 미국 경기를 얼어붙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심리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구상하던 의료개혁은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바로 ‘빚’이다. 이미 15년 또는 30년짜리 모기지와 리스 등으로 빚의 경제를 가지고 있던 미국인들에게 유일한 소득은 주택가격 상승과 연금 등 비유동성 자산이 전부였는데, 주택가격 하락과 실업으로 얻게 된 또 다른 빚은 소비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바로 이 시점에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의료 보험료(프리미엄)를 지불 하라고 했으니 당연히 이에 대한 반발은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오바마는 왜 15달러를 주장했나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 이를 해결해 냈을까? 먼저 빚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미국이 초강대국이라는 이점을 십분 발휘해 제로 금리 시대를 열였다. 이를 통해 모기지 갈아타기에 성공한 시민들을 빚을 덜어낼 수 있게 되었을 뿐만아니라 신용불량자의 늪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기업들에게 미국내 소비 진작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으며, 천연가스, 셰일가스 채굴 등을 통해 미국내 에너지 자급률을 높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고용률 증가로 귀결되었으며 이 덕분에 미국은 5% 중반대 실업률을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빚을 줄이고 현재의 빚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었을 뿐, 실질적인 중산층 소득 증가를 부르지 못했다. 이때 오바마 대통령이 들고온 정책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가 주정부에게 최저임금 인상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과 같이 노동부의 최저임금 고시로 모든 게 정해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 의회 사정으로서는 오바마에게 이보다 더 어려운 정책은 없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바마의 최저임금 정책이 탄력을 얻게 되는 일이 생기는데, 미국 연방 대법원의 ‘오바마 케어’ 관련 선고이다. 이미 공화당 추천인사가 다수인 연방 대법원에서 그것도 오바마의 가장 정적이라고 불리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합헌 결정은 임기 후반기를 맞이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강력한 리더십을 선사하게 된다.

연방 고용직원들의 최저임금 15달러는 곧바로 많은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뉴욕을 비롯한 민주당 다수 주 의회의 강력한 지지로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써 보통 미국인들은 최소한 약 2400달러(최저시급*주 40시간*4주, 약 28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소득 상승 요인이 생기게 되었다. 이 같은 소득증가는 보통 미국인들에게 소비를 위한 경제력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등 늘어난 기간 지출을 상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경제가 되는 것이다.

이제 한국은 최소 126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주 40시간, 주휴수당 포함, 월 209시간 기준). 이 역시 올해가 아닌 내년부터이며, 이는 미국의 지난 3년 전 평균 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이다.

과연 한국은 왜 6030원이 2016년도 시급이 되어야 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을까?